그림ㆍ6 저기에는 뭔가 있을 거야 풍선을 달고 싶었던 그때도 지천명의 나이를 지난 지금도 밖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안다 안다는 것이 다 아는 것이 아니라고 가슴은 늘 꿈을 꾸고 나는 그 줄을 촘촘히 엮어 끝없이 날고픈 것이야 하늘 끝이 어디까지인지... 동기 염선생님의 권유를 뿌리.. 카테고리 없음 2017.12.09
그림ㆍ5 여명 소멸과 생성 사라짐과 동시에 일어서는 해바라기밭에도 연꽃같은 고결한 눈부심이다. 또 새로운 하루의 첫 감사함의 주술을 불러들이는 새벽은 자못 경건까지 하다. 들판 가득 풍경 하나 펼쳐 보이고 깊은 우물에서 솟아나는 환희가 철철 흘러들기를... 다섯번째 번호따라 그리기.. 카테고리 없음 2017.12.08
그림ㆍ4 사랑나무 내 손은 물감의 번호를 찾아 사랑을 그린다. 사랑나무 한 그루 키우기란 밤새 찾아오지 않는 잠을 밀쳐 두고 나무의 안을 들여다보는 것 안은 활자에 새겨진 관념이 없고 아무 뜻도 없는 그냥 그렸을 사랑 한 그루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던데 .. 카테고리 없음 2017.12.05
남창역 가는 길 남창역 가는 길은 참 따뜻하다 따뜻해서 겨울을 지나 봄을 생각케 한다. 시집에서 친정집으로 첫 나들이하는 새댁이 된 그런 기분 중년의 여자가 오늘은 역전 다방 미스김이란 시노래도 기억난다. 12월 겨울 칙칙한 생각을 헹궤내는 햇살같은 기억들 따뜻한 온기에 꽃잎을 여는 발.. 카테고리 없음 2017.12.04
손주와의 약속 놀이터 가기 징검다리 건너기 그림 그리기 주말 며칠 전부터 손주와의 약속 이야기가 뭉실 뭉실 웃음으로 퍼져갈 때 소쿠리 그득 쑥을 캐던 그 봄처럼 밭두둑에 널부러진 말들이 깔깔거렸다 요녀석들이 문장이 많이 늘었다. 12월을 삐대고 날아든 추위도 내 허전함도 기쁜 우리 아.. 카테고리 없음 2017.12.03
그림ㆍ3 나와 만난 계절은 수없이 지나도 그때 설레던 감정은 순간이다. 간혹 떠나고 싶을 때 떠나도 좋을 계절 오래도록 허공을 채우는 날처럼 불투명한 일상이 고개를 든다. 저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어디서 시작된 길의 처음인지는 몰라도 생의 길 위에 발자국 하나 꾹 찍어 본다. 불면.. 카테고리 없음 2017.12.01
그림 두 번째 꽃이 있고 꽃이 되고 싶은 내가 있고 바람은 불어 밤을 흔드는 저 불면의 밤 이곳에 푹 갇히다 이틀 동안 이제야 등짝을 편다. 불면의 밤을 함께 보낸 내 해바라기가 이제야 모양새를 갖추었다. 카테고리 없음 2017.11.28
아주버니 한갑 아주버니 한갑이라 식구들과 밥 한끼 나누고 싶다는 형님의 전화 진장동 롯데마트 부페에서 식사를 하고 손주들의 재롱도 함께 나누었다. 주말에 얼굴 한 번 보는 남편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훈기없는 집 전에 느껴 보지 못했던 가족들의 온기가 뼛속까지 저려온다. 잠을 잘 .. 카테고리 없음 2017.11.26
그림 한 점 만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걸 애시당초 만나야 될 사람이란 걸 알았더라면 세월을 빈 쭉정이로 버리지 않았을 텐데 나는 내 바람이 준 선물을 이제야 깨닫는다. 가장 낮은 몸짓으로 흐느끼고 숨소리조차 섬기게 하소서 긴 시간 끝에 탄생한 그림 한 점 몰입한 결과가 탄생했다. 카테고리 없음 2017.11.23
이슬 먹고 살자 40대 이전엔 '그냥'보다 못한 삶이었지만 40대엔 혼자 살고 싶었다. 좀 떨어진 곳에서 일하면 좋을 텐데 "당신 일 좀 하소" 50대가 되니까 '일 좀 안했으면 좋겠다' "뭐 묵고 살래" "우리 이슬 먹고 살자" "이슬만 묵으면 풀잎이 돼야지" "그럼 우리 풀.. 카테고리 없음 2017.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