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어젠 한문수업을 마치고 늦게 귀가했다. 지난 달엔 불면증에 이런저런 일 때문에 수업을 가질 못했다. 그나마 아침 산책이 효과를 본 것인지 서너 시간은 잘 수 있어 움직이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전에 주문해두었던 천지인 한문책을 염선생님이 건네주었다. 한문에 대한 이해를 .. 카테고리 없음 2018.02.08
환생을 꿈꾼다 산책로를 지나면 무룡암 가는 산길이다. 다람쥐 한 쌍이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서로 사랑질한다. 아침 햇살도 한참 있어야 피워 오를 텐데 저들의 사랑질이 이른 아침부터 호들갑이다. 오래도록 발길을 멈추고 서서 바라보다 이내 걷는 것이 지겨워졌다.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내려.. 카테고리 없음 2018.02.06
그림ㆍ15 한 바구니 가득 담긴 말 기다릴게요 해바라기 꽃말이 참 그립게 한다. 새벽을 따라 어둠이 벗겨질 때까지 그리움 마디마디 저리는 삶 우리 모두는 지독한 기다림을 배우며 살아가는지 모른다. 인생은 어쩌면 철저히 혼자가 되기 위한 어떤 것인지도... 15번째 번호따라 그리기가 완.. 카테고리 없음 2018.02.06
선물 코끝이 시리고 추운데 오리가족들 나처럼 산책 나왔나 구들장에 궁둥이 붙이고 있지 왜 나왔나 아침 산책이 불면증에서 약간의 잠과 일상의 규칙을 선물 받았지 아직 달도 넘어가질 않았는데 해가 넘어오네 카테고리 없음 2018.02.05
비나리 맵찬 바람이 얼굴을 벤다. 장갑 낀 손이 얼얼하다. 속울음조차 말라버린 잎들이 질기게도 붙어있다. 저 놀라운 집착들 차마 못 다한 말이 남았는지... 찬바람 부는데 차라리 놓아버리지 아침 산책로가 주절 주절 심란해진다. 이미 죽어버린 이파리를 끌어안고 비나리가 되는 어미 .. 카테고리 없음 2018.02.04
그림ㆍ14 벚꽃나무ㆍ3 삼단 벚꽃나무 세번째 완성 불면증으로 시작한 번호따라 그리기가 이젠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저 벚꽃나무는 이미 봄인데 나도 벌써 봄이 온 듯하다. 연리지처럼 그와 걷고 싶은 길이 사뿐사뿐 떨어지는 저 꽃잎으로 오는 마음 눈부시게 불어온다. 카테고리 없음 2018.02.03
억새 뒷산 억새를 꺾어왔다. 겨울도 꽃을 피우네 바래지고 퍼석한 억새가 겨울답게 흔들고 있으니 어찌 봄에만 꽃을 피우는가 가을답게 여름답게 나름 노래하고 있으니... 카테고리 없음 2018.02.03
비빌 언덕 10분 전 7시가 새벽인 듯 어둡다. 달은 아직도 캄캄한 알 속에 화안하게 있다가 조금씩 조금씩 뒷걸음질한다. 얼어버린 날이 풀렸다. 저 큰 연못도 풀렸는지 실실거린다. 오늘은 바람도 무심한 날 널부러진 가지들에게 눈길이 간다. 손은 자연스럽게 가지 몇 가닥을 추스른다. 꺾인 .. 카테고리 없음 2018.02.02
설보리 찻집에서 딸내미와 오랜만에 찻집에서 빙수를 먹었다. 우린 만나면 언제나 뜨겁고 서늘한 대화가 반복적이다. 이 겨울에 빙수를 시켜놓고 지난 애증의 그림자로 물결친다. 상처가 많은 우리 모녀는 껍질 속으로 촘촘하게 엮어진 그 눈물이 아직 터지지 못하고 발가벗은 문장들이 또 다시 .. 카테고리 없음 2018.02.01
산책로 아침 7시 산책로가 싸늘하다. 간간히 보이는 몇 사람외엔 큰골못은 얼어 동면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얼어버린 계절 큰골못은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저 냉갈스러움 대신 켜켜이 쌓여있는 얼음 위로 따듯한 손짓 보내고 돌아온다. 손이 차다. 카테고리 없음 2018.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