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2일 오후 12:55 대나무 참 뻔뻔한 생이다 동장군이 몰아치면 안면몰수하고 덤벼야 한다 오만하고 도도하여 손가락질 따윈 겁나지 않아 꼿꼿한 수직이 아니면 허물어져 버릴까 휘돌아 감겨오는 바람 없으면 빗장 풀 일도 없지 그러는 댓잎은 샤샤샤 억장 무너지게 흔들어댄다 내 진정 그러는 것은 속 쓰.. 카테고리 없음 2016.09.22
2015년 6월 25일 오전 09:54 마리오네트, 오로라를 꿈꾸다 처음엔 몰랐어요 비밀스런 숲에서 맨몸으로 나왔음을 천둥번개 올라치면 몸도 맘도 발가벗고 미친 듯 달동네를 쓸고 다녔어요 제 애미 반기듯 신기루를 보았지요 줄, 그 질긴 줄에 그리움 오래도록 감겨 숨가쁘게 터치한 스타카토는 몹시 집요했지요 수액.. 카테고리 없음 2015.06.25
2015년 6월 25일 오전 09:30 천사가 있어요 화단에 키 작은 나무, 나의 꽃 손녀입니다 그런데 어린 손녀의 눈엔 나무도 다 같은 꽃입니다 푸른 잎들이 꽃으로 피어날 것을 아는지 무저건 꽃, 꽃이라 부릅니다 차츰차츰 나비가 날아들고 벌리 노래합니다 내 집과 딸네 집 10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 동화 한 페이지가 휘.. 카테고리 없음 2015.06.25
2015년 6월 25일 오전 09:07 물 무작정 꿈꾸는 대로 산다 조각이 나면 나는 대로 그러다 손 닿으면 모르는 척 합류하고 싱겁다는 둥 물에 물 탔다는 둥 물러 터졌다는 둥 소문 같은 험담으로 둥둥 떠다닌다 나, 하도 돌고 돌아서 맨몸으로 수천 번을 돌고 돌아서야 흔들리는 수심이 비로소 정돈된다 카테고리 없음 201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