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를 지나면 무룡암 가는 산길이다.
다람쥐 한 쌍이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서로 사랑질한다.
아침 햇살도 한참 있어야 피워 오를 텐데
저들의 사랑질이 이른 아침부터 호들갑이다.
오래도록 발길을 멈추고 서서 바라보다
이내 걷는 것이 지겨워졌다.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내려오면서 잘린 소나무
두 그루를 보았다.
갑자기 고은의 시가 생각났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올라갈 땐 잘려나간 소나무를 보지 못했다.
내려갈 때 눈에 띄었다.
어제만 해도 노란 딱지가 붙어있었지만
그래도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병들고 쓸모없는 것들은 잘려나갔다.
다시 사람의 손을 거쳐 쓸모있는 것으로 만들어져
환생할 것이다.
병든 소나무 두 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