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 한 번씩 가마솥에 불을 붙이려면 땔감이 필요하니 근처 돌아다니며 끌어놓은 땔감이 참 멋이 난다. 살기 위해 필요한 땔감이라면 이 얼마나 진저리 나는 일일까? 수레 모서리에 구멍을 내서 대를 꼿아 수레 그득 실은 땔감을 그냥 이대로 보고만 있어도 좋다 동곡마을 어제의 일상.. 카테고리 없음 2020.05.09
하동의 밤 비가 똑똑 한 방울씩 떨어질 때 하동의 밤은 솟쩍솟쩍 운다. 분명 소쩍새다. 솟쩍 솟쩍~~~솥이 작다고 내년에 풍년이 든다고... 연휴에 만난 반백이 훨 넘은 가족들이 모였다 전부 다 모이지는 않았지만 만나서 밥을 같이 먹으면 모두가 가족이지! 카테고리 없음 2020.05.02
한겻 거의 방구석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반나절을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를 마지막 기점으로... 꼬물거리는 애벌레 하나를 발견하고 녀석들은 제각기 할 말이 많다. "어디 가는 길이지?" "왜 혼자지?" "너무 느리게 가네!" 이사 이후 곧 코로나로 밖을 .. 카테고리 없음 2020.04.25
울산문학ㆍ91 한 번씩 어떤 눈을 생각한다. 움츠린 어깨 위 15도로 꺾인 눈동자가 말을 잃을 때 난 품는 언어 대신 밀어내는 언어를 쓴다. 습이 이미 오래된 듯한 발성으로 그럴 때마다 나는 안과 밖을 일치시키지 못하는 버릇이 있다. 그건 분명 연민인데 그 눈이 떠오를 때 내 언어가 시작된다. 카테고리 없음 2020.04.12
유채꽃과 복숭아꽃 선녀씨가 가져온 복숭아꽃과 밭에서 다시 꺾은 유채꽃을 나란히 꽂았다. 이때쯤이면 벚꽃도 매화도 한창이고 볼록 볼록 꽃봉우리들이 이미 물이 올랐다. 한철에 잠시 꽃 피울 그 시간을 위해 얼마나 울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피우고 나면 다시 외로움에 갇혀버릴 우리들의 숙.. 카테고리 없음 2020.04.06
대나무잔 대나무를 가마솥에 푹푹 삶아 건진 잔들을 탁자에 늘어놓고 유채꽃도 꺾어 올려놓고 우엉티를 대나무잔에 걸치고 뜨거운 물을 붓고 또 뭘 하지? 막걸리잔, 커핏잔, 물잔, 연필꽂이, 수저통... 아~~쳐다만 봐도 배부르다. 카테고리 없음 2020.04.03
진양호 댐 국도에 봄눈이 내렸다 꽃길만 보인다 하얀 봄눈이 내렸다 진양호 댐을 거쳐 하동으로 가는 국도를 달린다 남편의 폰 네비게이션은 다른 날과 달리 국도로 안내했고 늘어진 벚꽃들이 곧 죽을 듯이 한철을 피우느라 온 열정을 다한다 저 열정에 이전된 3월의 마지막 날은 눈길을 펼쳐보인다. 카테고리 없음 2020.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