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 시인 내 안엔 슬픈 아이가 살아요 그녀도 우리도 늘 그랬다. 내 안의 아이는 놀고 싶어요 돈도 직업도 되지 않는 내 시들이 천방지축 뛰어놀고요 마음은 늙지도 않고 기억하는 무엇이 늘 배가 고프고 세끼 밥으로도 채울 수 없는 것들을 난 영적인 문제라고 했지요 우리 모두는 익숙한 .. 카테고리 없음 2017.09.18
그믐달 새벽 베란다에서 본 그믐달 이슬 한껏 머문 채 지고 있는 달이 하늘에 걸렸다. 드는 나이만큼 속을 비우는 저 그믐달이 찡하다. 드문드문 어둠이 갈리고 나는 마음가지에 너를 걸어 둔다. 저렇게 선명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니... 처음이다 너를 본 건. 카테고리 없음 2017.09.18
딱 걸렸어 박해경 작가의 출판회에서 딱 걸렸다. 내 어릴적 하동이... 대나무 바구니를 엮어 만드시던 할아버지 창호지 문틈으로 누가 오는지 빼꼼히 들여다보시던 할머니 동갑내기 사촌 명섭이와 서열 싸움하던 때 방학이 되면 울퉁불퉁 버스를 타고 할아버지댁으로 가던 때 밭에서 따온 .. 카테고리 없음 2017.09.17
집 뒷산 산책로 숨가뿐 대낮을 등에 지고 산책로를 걸었다. 길따라 슬슬 걸어가는 것도 헉헉거리는 걸 보니 몸에 붙어있던 불필요한 비곗덩이가 놀랬던 모양이다. 큰골못에 노니는 생명들이 맑은 숨결로 쏟아내고 난 입술을 바람으로 적셨다. 아~~물을 가져올 걸 가끔은 내 몸에서 부르는 무엇들.. 카테고리 없음 2017.09.14
영도 다리 커피집에서 바라본 영도 다리가 끄떡 들렸다. 2시쯤인가. 내 기록 속 영도도 세월을 꼿꼿이 들어 올리고 꽃대가 올린 눈물이 다리 아래 흔근하게 일렁인다. 지금 바라본 저 영도다리는 다시 꽃대를 올리는 중이다. 눈물이다. 카테고리 없음 2017.09.13
친정집 아침 친정집 아침은 해 그림자 데불고 부스스 왔다 반쯤 뜬 눈으로 바삐 들어선 하루의 첫. 나는 그 순수의 처음이 데칼코마니로 찍혀진 거실 바닥에서 먼 그리움을 불러들였다. 카테고리 없음 2017.09.12
기억의 지속 두꺼워진 기억은 흘러보내야 한다. 모든 기억은 언젠가 밖으로 출렁대고 고요는 곧 시끄러움이다. 기억은 한때 더딘 걸음으로 왔을 것이고 그 구속이 보폭을 키우는 자유를 향한다. 다대포는 내 기억 속 언어로 추억이 될 것. 세상에 많고 많은 바람들이 해작질할 때 더욱 단단하.. 카테고리 없음 201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