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뿐 대낮을 등에 지고 산책로를 걸었다.
길따라 슬슬 걸어가는 것도 헉헉거리는 걸 보니
몸에 붙어있던 불필요한 비곗덩이가 놀랬던 모양이다.
큰골못에 노니는 생명들이
맑은 숨결로 쏟아내고
난 입술을 바람으로 적셨다.
아~~물을 가져올 걸
가끔은 내 몸에서 부르는 무엇들을
안달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잠시 갈증을 갈앉혀 준 한 가닥 바람
등줄기에 흔근한 땀을 팔랑팔랑 닦아준다.
흩어지는 바람은 저기를 돌아
다시 가을을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