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겻 거의 방구석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반나절을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를 마지막 기점으로... 꼬물거리는 애벌레 하나를 발견하고 녀석들은 제각기 할 말이 많다. "어디 가는 길이지?" "왜 혼자지?" "너무 느리게 가네!" 이사 이후 곧 코로나로 밖을 .. 카테고리 없음 2020.04.25
울산문학ㆍ91 한 번씩 어떤 눈을 생각한다. 움츠린 어깨 위 15도로 꺾인 눈동자가 말을 잃을 때 난 품는 언어 대신 밀어내는 언어를 쓴다. 습이 이미 오래된 듯한 발성으로 그럴 때마다 나는 안과 밖을 일치시키지 못하는 버릇이 있다. 그건 분명 연민인데 그 눈이 떠오를 때 내 언어가 시작된다. 카테고리 없음 2020.04.12
유채꽃과 복숭아꽃 선녀씨가 가져온 복숭아꽃과 밭에서 다시 꺾은 유채꽃을 나란히 꽂았다. 이때쯤이면 벚꽃도 매화도 한창이고 볼록 볼록 꽃봉우리들이 이미 물이 올랐다. 한철에 잠시 꽃 피울 그 시간을 위해 얼마나 울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피우고 나면 다시 외로움에 갇혀버릴 우리들의 숙.. 카테고리 없음 202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