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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5일 오전 09:54

꽃귀신 2015. 6. 25. 10:00



마리오네트, 오로라를 꿈꾸다


처음엔 몰랐어요
비밀스런 숲에서 맨몸으로 나왔음을

천둥번개 올라치면 몸도 맘도 발가벗고
미친 듯 달동네를 쓸고 다녔어요
제 애미 반기듯 신기루를 보았지요

줄, 그 질긴 줄에 그리움 오래도록 감겨
숨가쁘게 터치한 스타카토는 몹시 집요했지요

수액에서 뿌리를 퍼올려
바스라지게 슬피 울다가
뚝, 고개 떨구는 동백이 웃는데요
줄 끊어진 인형이 허공을 떠도는 데요

유리를 통해 뒤섞여 나누어져 있는 것들
그래도
야금야금 흰 광채를 물들이네요
거울 속 걸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