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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비가

꽃귀신 2017. 8. 21. 11:50

 

방충망 사이로 송글송글 맺힌 비

방금 내린 비가 햇살에 부서지길 기다리는 중

가슴뼈에 덧난 생채기처럼 매달리기하는 저 빗방울이

누군가에겐 궁상맞는 꼴인지도 몰라

야망도 꿈도 이미 지난 후

구름을 벗어난 후

미움도 사라진 후

존재 그 자체로 있는 것

불안함도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진리를

아직도 되풀이 되는 자신을 볼 때

저 빗방울이 다시 구름이 되듯

그러나

다음에 또 다음에 내리더라도 순하디 순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정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