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충망 사이로 송글송글 맺힌 비
방금 내린 비가 햇살에 부서지길 기다리는 중
가슴뼈에 덧난 생채기처럼 매달리기하는 저 빗방울이
누군가에겐 궁상맞는 꼴인지도 몰라
야망도 꿈도 이미 지난 후
구름을 벗어난 후
미움도 사라진 후
존재 그 자체로 있는 것
불안함도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진리를
아직도 되풀이 되는 자신을 볼 때
저 빗방울이 다시 구름이 되듯
그러나
다음에 또 다음에 내리더라도 순하디 순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정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