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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안의 그 영혼들에게

꽃귀신 2017. 7. 18. 07:33

 

 

태화강을 걸었다.

우뚝 솟은 아파트 불빛이며 네온사인 불빛들은

강물에 몸이 던져진 채 잔물결로 기절해 있었다.

강과 불빛은 서로 한 몸으로 밤을 피워 올리고

바람은 아주 작은 걸음으로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그날

유정탁시인을 만나고 애령가수를 만났다.

 

기억상실증을 앓은 그 일

페이스북에 유시인의 시집을 만나고 싶다고 했던 댓글

문학회에서 떠들었던 말

모든 글을 사랑하는 척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모순들을 발견한다.

새벽에 내 안이 불편한 이유를 찾았다.

무관심으로 외로움에 떨고 있었을 그 시집 속 영혼들에게

사죄를 고하는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