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을 걸었다.
우뚝 솟은 아파트 불빛이며 네온사인 불빛들은
강물에 몸이 던져진 채 잔물결로 기절해 있었다.
강과 불빛은 서로 한 몸으로 밤을 피워 올리고
바람은 아주 작은 걸음으로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그날
유정탁시인을 만나고 애령가수를 만났다.
기억상실증을 앓은 그 일
페이스북에 유시인의 시집을 만나고 싶다고 했던 댓글
문학회에서 떠들었던 말
모든 글을 사랑하는 척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모순들을 발견한다.
새벽에 내 안이 불편한 이유를 찾았다.
무관심으로 외로움에 떨고 있었을 그 시집 속 영혼들에게
사죄를 고하는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