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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더 푸르다

꽃귀신 2019. 6. 27. 10:33

 

 

 

 

복도 끝, 구석에서 작은 고추 하나 열렸다.

옮겨주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제사 때 가져온 막걸리를 뿌려 주었더니 날파리도 덜 날아다니고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깻잎과 상추는 이제 밥상에 올릴 만큼 컸는데 먹기가 아깝다.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 보다 보는 즐거움이 더 크게 작용하니 손을 댈 수가 없다.

뒷산에 널린 밭 한 평 가져다놓은 것 처럼 즐겁고

비가 오는 오늘은 더 푸르다.

우리집 아파트 복도엔 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