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보낸 카톡에는 종이가방이 입을 쩍 벌린 채
하악~~웃고 있다.
다들 들어앉아 있는 모양새가 참 가지런하다.
그녀가 준비한 그것들은 내 집 식탁 위에 선 보이고
난 물을 데웠다.
차 한 잔과 함께 내 우주 곳곳에 들어앉을 음식들이
아랫배 옆으로 팔뚝 옆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을
위대한 칼로리들!
이 나이엔 좀 덜어내고 비우는 나이라지만
난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다 내 안에 모셨다.
날 생각해서 음식과 함께 온 일!
수업 마칠 때까지 기다려서 온 일!
누가 나를 기다려준 적 있었나 헤아려보면
감사해서 그녀와 그들을 고이고이 모실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