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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없는 찻집ㅡ파로

꽃귀신 2018. 6. 13. 16:49

 

 

 

 

 

 

 

 

 

 

 

 

 

 

 

 

 

 

 

 

투표를 마치고 딸내미가 밥을 같이 먹자고 집 앞까지 왔다.

친구랑 동행해서 왔다.

딸내미 친구가 선물로 가져온 빨간 화분

새끼 풍뎅이가 사다리를 타고 기어오르는 모양새가

꼭 새끼가지 궁둥이처럼 뽕실뽕실거리는 것만 같다.

갈비를 뜯고 간절곶을 지나 간판없는 찻집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몇 시간이 흐르고

순간을 남기는 것은 사진 뿐이니

어딜가나 기록을 남기는 일에 바쁘다.

어두웠던 과거로부터 좀 더 멀어지기 위한 시간을

쓰는 일이란

새롭고 정서적인 시간을 갖는 일이다.

내 기억 속 도화지에 어둔 그림자가 있다면

잔잔한 햇볕 내리는 양지를 그려 넣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