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의 권유로 한문 강의를 듣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듣는 강의를 신청했다.
몇 년만에 찾은 강의실에서 총무가 준비해온
간식에 배를 채웠다.
후배들이 반기는 강의실이 낯설지 않아 좋았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쇠퇴하는지
알던 글자들을 그나마 보존하기 위해 선택한 공부가
잘한 일인 것 같다.
선생님의 솔직한 얘기들이 퍽이나 진솔하게 느껴졌고
나도 뭔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졌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2017년 마지막 달에
나는 처음 일 월처럼
어떤 각오나 무엇이 되려는 것이 아니다.
뭔가를 하고 있어야 될 것 같은 몸이
심연에서 차오르는 뿌리를 헤아린다.
겨울 밤공기가 청량하게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