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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5일 오후 02:19

꽃귀신 2016. 9. 25. 14:24

콩나물 해장국

뚝배기는 나를 쳐다보며
15도 각도로 삐딱하게 웃는다
국물이 줄줄 바닥에 깔리면
담을 수 없는 내 작은 그릇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부글부글 넘쳐 흐른다
모자라는 것만도 못하다는 넘침
뜨거움이 후근 목구멍을 벤다
내 복장은 서걱이는 그것들로 부대껴
흐물거리도록 숨 죽이고 싶은데
콩나물 삐딱하게 씹는 그가
내 입 속으로 질겅질겅 걸어오는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