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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ㆍ17

꽃귀신 2018. 2. 15. 07:02

 

한없이 걸었어요

그때

나뭇잎은 수줍게 얼굴 붉어지고

모두가 우리를 위해 준비된 엑스트라처럼

길은 방향을 안내했어요.

 

손톱이 덜 자랐을때는

연분홍색 손톱 두께가 여려서

그대의 얼굴을 스다듬었지요

살다보니

길게 웃자란 손톱이 그대 얼굴을 긁어버리는...

이 번호따라 그림을 그리면서

알게 되었어요

그 마음이라는 거

몸이 멀면

또는 너무 가까우면

무관심 해진다는 사실이고

그 적당한 적정선이 어디까지인지

내내 생각했지요

간절한 주문으로 온 그리움의 인연을

우린 지금 잊고 사는지도 모르죠

요즘 혼자만의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소중한 우리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혼자 있을 시간이 많다는 건

신이 주신 축복이라고...